중소기업 살린 유통사 PB

입력 2024-02-18 17:48   수정 2024-02-19 08:36

고물가로 유통사의 자체브랜드(PB) 상품 판매가 늘면서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실적도 치솟고 있다. PB 제조 후 연매출이 수십 배로 뛰는가 하면 해외 판로 진출도 활발해졌다. 유통사의 PB가 장바구니 물가를 낮출 뿐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란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PB ‘리얼프라이스’ 누적 매출은 최근 2500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처음 출시된 후 7년 만이다. 같은 기간 제품 수는 35개에서 681개로, 협력 제조업체는 21개에서 111개로 증가했다. 제조 능력은 우수하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판매가를 20~30% 낮췄는데, 최근 고물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PB가 주목받으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중소기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한만두가 만든 갈비만두’ ‘행복제지가 만든 키친타올’ 등과 같은 상품처럼 생산업체명을 표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PB가 잘 팔릴수록 중소기업 매출은 늘어난다. 편의점 GS25의 PB 과자 ‘초코렛타’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델토리는 2011년 연간 매출이 30억원대에 머물렀는데 현재 1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박한용 델토리 대표는 “GS25에 납품하는 초코렛타가 누적 5000만 개 넘게 팔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PB 납품 후 파산 위기를 넘긴 사례도 있다. 부산 수산물기업 등푸른식품은 2015년 재고관리 실패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9년 쿠팡 PB ‘곰곰 순살 고등어’ ‘곰곰 흰다리 새우살’을 납품하기 시작한 뒤 경영이 안정화됐다. 쿠팡 입점 첫해엔 매출이 3억원이었는데 지난해 86억원으로 4년 새 29배 급증했다. 직원 수도 22명에서 48명으로 2배 늘었다. 즉석식품 제조업체 초원식품 역시 ‘곰곰 갈비탕·부대찌개’ 등의 납품을 계기로 매출이 2019년 11억원에서 지난해 67억원으로 증가했다.

유통사 PB는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넓혀주는 역할도 한다. ‘K푸드’ 열풍을 타고 해외 시장에서도 PB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CU는 20여 개국에 자사 PB를 수출하고 있다. 몽골과 말레이시아 현지 매장에서 파는 제품의 30%는 국내 중소기업이 제조한 것이다. GS25와 세븐일레븐이 수출하는 제품 대다수도 중소 협력업체가 생산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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